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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통제의 환상

by "''"'' 2021. 9. 2.

우리는 객관적인 외부 환경을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있다. 이를 통제의 환상Illusion of control' 이라고 부른다. 한마디로 우리는 자신의 비논리적인 직감을 과대평가한다. 직감적으로 비이성적인 판단을 한다. 이것은 바로 인간의 본능이다. 운명을 미지의 손에 맡기지 않고 자신의 직감을 믿는 것이다.

 

통제의 환상이 주는 자신감은 인류가 진화해온 원동력 중 하나다. 그러나 이러한 본능은 '자신 있게 실수를 저지르게 할 때가 많다.

 

통제의 환상이 가져오는 부정적 효과를 상세히 설명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은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A그룹에게는 직접 번호를 고르게 했고, B그룹에게는 기계에서 나온 번호로 각각 1달러어치씩 사게 했다. 당첨을 발표하는 날, 심리학자들은 복권을 산 사람들을 찾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복권을 꼭 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팔 생각이 있는지, 판다면 얼마에 팔고 싶은지를 적어 달라고 했다.

 

그 결과, 자동 선택된 번호의 복권을 구매한 B그룹은 약 19%가 팔지 않겠다고 답한 데 비해 자신이 선택한 번호의 복권을 구매한 A그룹은 B그룹보다 약 2배나 많은 39%가 팔지 않겠다고 답했다. A그룹이 평균적으로 낸 가격은 8.16달러로, 이는 실제 판매 가격보다 8배나 높았다. 그러나 직접 번호를 고르지 않았던 B그룹이 낸 평균 가격은 1.96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이는 직접 번호를 고른 사람들이 당첨에 대한 자신감이 더 높았고 자신의 복권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한 것이다.

 

객관적으로 보면 우연한 사건이 발생하는 여부는 확률과 관련이 있다. 자신이 직접 복권의 번호를 골랐든 기계가 자동으로 부여했든 당첨률은 항상 정해져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자신이 직접 선택한 숫자의 당첨 가능성이 더 클 것으로 기대한다. 이 때문에 그들의 손에는 자신의 직감으로 선택한 복권만 남는다. 게다가 복권은 거짓 없이 순수한 확률로 당첨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어떤 숫자를 고를지 선택할 때 직감 말고 다른 근거가 될 만한 것은 없다. 따라서 자신의 직감을 믿는 것'과 '확률에 운명을 맡기는 것’ 사이에서 직접 복권의 번호를 고른 사람들은 대부분 전자를 선택한 셈이다.

 

이 세상에 '행운' 처럼 알 수 없는 미지의 영역이 많다. 이런 영역은 신비주의에 가까우며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인류가 세계를 인지하는 과정은 물질세계를 순서대로 구분하고 조직적이며 예측할수 있어서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

 

미국 서부 지역의 시골에 한 농부가 살고 있었다. 그의 집 옆에는 큰 연못이 있었다. 매일 밤 농부는 연못 안의 개구리가 우는 소리 때문에 잠들지 못했다.

 

농부는 더는 참을 수 없었다. 그는 한 식당을 찾아가 주인에게 개구리가 필요한지를 물었고 자기 집 근처 연못에 수만 마리가 있다고 말했다. 식당 주인은 그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라며 농부에게 말했다. "수만 마리의 개구리가 있다고요? 내가 장담하건대, 아마 천 마리도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농부는 자신의 집 뒤에 있는 연못에 빽빽이 있는 개구리를 '직접 눈으로 보았다' 라고 굳게 맹세해 버렸다. “최소 만 마리는 있습니다!” 농부는 반복적으로 맹세했고, 확신해 버렸다. 그래서 농부와 식당 주인은 몇 주 동안 하루에 500마리씩 식당에 납품하기로 거래를 맺었다.

 

그 후 개구리를 납품하기로 한 첫 주가 되었고 농부는 당연히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그의 집 뒤에 있던 연못 안에는 하루종일 잡아도 개구리는 두 마리밖에 없었고, 평소 농부를 잠들지 못하게 한 시끄러운 소리는 단지 그 두 마리가 낸 것이었다.

 

'연못 안에 있는 수만 마리 개구리'는 농부가 자신이 들었던 소리만으로 판단한 것이었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의 판단이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왜 농부는 수만 마리 개구리가 있다고 확신하고 자기가 직접 봤다고 장담까지 했을까?

 

사실상 농부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그가 '제 딴엔 직접 봤다고 확신한 것은 자신의 직감을 극도로 신뢰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직감은 착각이었다.

 

통제의 환상을 극단적으로 보여 주는 사례다. 왜냐하면 '연못 속에 얼마나 많은 개구리가 있는가 하는 문제 자체는 현장 관측과 상식적 판단을 근거로 하는 실제적 통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 생활에서는 우리의 능력으로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예를 들어 복권이 당첨될 확률 또는 우리가 해결할 능력이 없는 기술문제 등에서 우리는 직감에 의지해 판단할 수밖에 없다.

 

사실 이런 행위 자체는 어떠한 문제도 없다. 직감이란 '운명에 맡기며, 더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제의 환상 중 직감이 때로는 이성적인 사고보다 더 가치 있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반드시 기억해야 점은 스스로 '통제의 환상' 빠지면 안된다는 것이다. 직감으로 내린 결정은 그저 직감일 뿐이고, 이성적인 의사결정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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