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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양떼 효과

by "''"'' 2021. 9. 2.

'양떼 효과Herding effect'는 주식 투자에서 처음으로 사용된 용어다. 투자자가 주식 거래 과정에서 학습과 모방을 통해 맹목적으로 다른 사람을 따라 하는 것을 말한다. 인간의 맹목적인 추종 심리를 비유한 것이다. 사회심리학자들은 이를 다른 영역으로 확대하여 무리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따라 하는 현상을 지칭할 때 사용한다. 즉, 다수의 사람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양떼 효과는 또한 '편승 효과'라고 불리기도 한다. 핵심은 집단의 힘앞에서 개인이 이성적인 판단을 포기하고, 대중의 추세만을 좇는 것이다. 이로써 자신의 판단을 부정하고, 일의 의미를 주관적으로 고려할 수 없게 된다.

 

심리학 역사에서 유명한 실험으로 꼽히는 솔로몬 애쉬Solomon Asch의 실험은 양떼 효과를 잘 보여 준다. 미국의 심리학자인 솔로몬 애쉬는 대학 캠퍼스에서 실험 참가자를 모집했다. 그들에게는 시력 검사를 한다고 말했다. 애쉬는 팀당 6명의 피실험자를 초대하여 실험을 진행했다. 그중 5명은 모두 애쉬와 짜 맞춘 '바람잡이'였고 오직 한 명만 진짜 실험 대상이었다.

 

실험이 시작된 후 애쉬는 세로줄이 그려진 카드 한 장을 가지고 와이 세로줄과 다른 카드 위에 있는 3개의 세로줄 중에서 어느 줄이 같은지 선택하게 했고 이러한 선택은 18번씩 진행되었다.

 

사실 이 선들의 길이 차이는 보통 사람들이 쉽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을 정도로 뚜렷했다. 두 번 정도 정상적으로 선을 선택한 후 5명의 '바람잡이'들은 일부러 틀린 답을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에 따라 진짜 피실험자는 미혹되기 시작했다. 과연 자신의 안목을 굳게 믿고 선택하게 될까 아니면 자신의 마음속에는 부정확한 답이라고 여기면서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선택을 하게 될까? 결과는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75%의 피실험자가 '바람잡이'에 의해 적어도 한 번은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이다.

 

'애쉬의 동조 실험'에서 말한 것처럼, 동조는 자주 볼 수 있는 사회심리학 현상이다. 동조는 인간과 독립성이 서로 대립하는 일종의 정신력으로 동조성이 강한 사람은 자신의 의견에 자신감이 없으며 쉽게 심리적 암시에 영향을 받아 어떠한 분석 없이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 행동하기 쉽다.

 

군중심리는 비정상적이고 복잡한 사회적 심리와 행동이다. 그 탄생에는 역사적 근원이 있다. 베스트셀러 『스마트한 생각들』의 저자이며 경제학 박사인 롤프 도벨리 Rolf Dobelli는 '과거 우리의 진화 과정을 보면 군중심리가 생존의 묘책이라는 것을 증명한다. 누구라도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미 유전자 연못에서 사라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군중심리는 지금까지 우리의 몸속 깊이 뿌리내려졌고, 동시에 생존이 걸린 문제가 아닌 곳에서도 사용되었다.

 

그러니 우리의 내면에 있는 군중심리를 간단히 부정하기 어렵다. 일상생활에서도 자신의 의견을 무시하고 군중에 쉽게 복종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한 전문적으로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어떤 목적을 얻으려는 사람도 있다. 특히 경마장에서 쉽게 볼 수 있는데, 그들은 말의 배당률을 낮춰 더 많은 돈을 따기 위해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다른 사람을 유인하기도 한다.

 

대부분 사람은 사실 전문적인 경마 지식이 없으므로 도박성이 강하지 않고 제일 이성적인 전술로 이길 가능성이 큰 말에 돈을 건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람들은 어느 말이 이길 가능성이 큰지 알 수 있을까? 간단한 방법은 배당률을 보는 것이다. 경마장에 있는 모든 말의 배당률은 도박꾼들이 쏟아부은 판돈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 어느 말의 배당률이 점점 낮아질수록 배팅하는 사람은 많아지고 그 말이 얻는 판돈은 높아진다.

 

따라서 전문적인 도박꾼들은 먼저 이길 확률이 가장 큰 말을 선택하고 그다음에 다시 이길 확률이 가장 낮은 말을 찾는다. 그 후 열등한 말에 돈을 걸어 배당률을 낮추고 이 말을 가장 이길 가능성이 큰 말로 보이게 만든다.

 

이때 군중심리가 작동해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이 말에 돈을 걸게 된다. 결국 최종적으로 진짜 이길 확률이 많은 말이 우승하게 되고 전문적인 도박꾼들이 벌어들인 돈은 그들이 이전에 군중심리를 조성하기위해 열악한 말에게 투자했던 돈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우리가 어떤 일에 부딪힐 때 어떤분석도 없이 군중에게 순종해서는 안 되고 맹목적으로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대중의 행동이 이성적으로 올바르면 자연스럽게 따라가되, 대중의 행동이 비이성적으로 주도될 때는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정신을 키우며 대중의 행동을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설사 본전을 날리더라도 이것이 건강한 심리 상태이며 지혜로운 생존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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