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레쇼프 효과Kuleshov effect'는 구소련의 영화감독이자 이론가인 쿨레쇼프가 처음 발견한 일종의 영화 효과다. 당시 그는 소련의 유명 배우 모주힌Mochukhin의 무표정한 표정을 클로즈업으로 촬영했다. 그 후 똑같은 클로즈업 장면을 영화 속 쇼트와 편집하여 세 개의 장면을 만들었다.
첫 번째 조합은 모주힌의 클로즈업 장면에 이어서 책상 위에 놓여있는 수프 한 접시를 보여 준다. 두 번째 조합은 모주힌의 클로즈업 장면에 이어서 관 속에 누워 있는 여자를 보여 준다. 세 번째 조합은 모주힌의 클로즈업 장면에 이어서 한 소녀가 귀여운 곰 인형을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보여 준다.
쿨레쇼프는 세 가지 다른 장면을 관중에게 보여 줬고 관중은 배우의 세밀한 연기에 크게 찬사를 보냈다.
관객들은 모주힌이 수프를 보고 있을 때는 깊은 생각에 빠진 것처럼 보이고, 관 속의 여자를 볼 때는 슬퍼 보이며, 소녀가 노는 모습을 볼 때는 자연스럽고 유쾌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실 촬영 내내 모주힌은 무표정을 유지했다. 즉, 쿨레쇼프 효과는 같은 쇼트를 두고도 그 전후에 어떤 이미지를 보여 주느냐에 따라 관객이 느끼는 감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쿨레쇼프 효과가 생겨난 이유는 관객이 자신의 경험과 눈앞의 화면을 통해 연상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이나 일상생활의 경험 중 관 속에 누워 있는 사람을 볼 때는 일반적으로 슬픈 감정을 연상하게 되고, 소녀가 노는 모습을 볼 때는 유쾌한 감정을 연상하게 된다. 그러므로 관객이 보는 것은 사실 자신의 연상된 심리가 스스로 투사된 것이다.
쿨레쇼프 효과는 영화 예술에서 숏 편집의 획기적 성과이기도 하지만, 현실 생활에서도 중요한 작용을 한다. 특히 상표별로 로고 이름과 로고 패턴을 선택할 때도 그 효과를 발휘한다.
1886년 코카콜라는 출시되자마자 큰 환영을 받았다. 1920년대 초 코카콜라 같은 외국 상품이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몇 년이 지난 후, 다른 나라 시장의 열기와 비교했을 때 코카콜라에 대한 중국 시장의 반응은 그야말로 참담했다.
왜 그랬을까? 코카콜라를 만든 회사 본부에서는 직원을 파견하여 시장을 조사했고 중국어로 번역한 이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코카콜라를 중국어로 번역한 이름은 심오하고 이해하기 어려웠다. 또한, 코카콜라를 ‘脚脚蠟[kedu k?n la], 음절만 따서 번역한 것은 대중의 반감을 사기도 했다.
아무 의미 없는 음절은 오히려 심각한 쿨레쇼프 효과를 만들어 냈다. 중국 대중들은 이 이름에 대해 마시기 어렵다는 이미지를 먼저 떠올렸고, 심지어 혐오감을 느끼기도 했다. 왜냐하면, 중국에는 味同[wei tong jiao la]', 즉 '무미건조하다' 라는 뜻을 가진 성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어에는 ‘’ 글자는 ‘놔(올챙이)'를 대신하는 글자로 여겼다. 이 때문에 코카콜라는 까무잡잡하고 끈적끈적한 올챙이를 떠올리게 했다. 따라서 중국 대중들에게 직접 '(올챙이)와 ‘蠟'라는 단어가 심리적으로 서로 연상하게 한 것이다. 설령 전혀 의미 없는 코카콜라의 음절이라 할지라도 대중의 반감을 막지 못한 것이다.
1980년대 들어 코카콜라는 다시 중국 시장에 들어오며 새로운 이름을 지었는데 바로 '可口可樂[keku kele]' 이다. 그 후 코카콜라는 중국 음료 시장을 이끌게 되었다.
같은 음료, 같은 이름에 단지 번역된 글자만 달랐지만, 소비자들은 각각 다른 정서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의심의 여지 없이 쿨레쇼프 효과'를 생생하게 보여 준 사례다. 이 사례는 각 다국적 기업의 현지화 전략을 끌어내는 데 큰 의미가 있었다. 오늘날까지 미국의 수많은 경영대학원에서 현지화 전략의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어떤 상표를 설계하거나 상품명을 고를 때, 다른 사람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점 외에도 중요한 지표가 하나 더 있다. 바로 각 문화권에서 아름다운 연상, 즉 쿨레쇼프 효과를 불러일으켜야 한다는 것이다. 소비자의 각도에서 보면 상품의 명칭, 상표 등 상품을 표시하는 것은 간단하지 않다. 이는 각종 정서 반응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고 이 때문에 구매자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합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 경제학의 기본 전제다. 그러나 심리학에서 사람은 본래 이성적이지 않고, 수많은 감정 요인이 사람의 인지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결국, 우리가 보는 세상은 자기 자신의 내면에 있는 심리가 투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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