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초원의 야생말은 흡혈박쥐를 제일 무서워한다. 흡혈박쥐는 동식물의 피를 빨아먹으며 산다. 늘 야생마의 다리에 달라붙어 말이 아무리 화를 내도 끝까지 태연하게 피를 빨아먹고 나서야 떠난다. 흡혈귀'를 가지고 있는 말은 어떤 방법을 써도 결국 산 채로 죽음을 맞는다.
그러나 동물학자의 연구에 따르면, 흡혈박쥐가 빨아먹는 피는 극소량이며 야생마에게 전혀 치명적이지 않다. 즉 야생마가 목숨을 잃는 진짜 이유는 흡혈박쥐에게 당한 이후 느끼는 분노 때문이었다.
돌려 말하자면, 흡혈박쥐는 단지 야생마의 죽음을 유인할 뿐이고 야생마가 이 유인에 격렬한 감정으로 반응한 것이 직접적 사망의 원인이다. 이에 따라 심리학자들은 사소한 일로 크게 화를 내거나 다른 사람의 과실로 자신에게 해를 입히는 현상을 '야생마 엔딩'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셰익스피어는 말했다. “당신의 적 때문에 불을 지피지 말고, 차라리 당신 자신을 불태워 죽여라.” 우리가 화를 낼 때, 그 분노는 다른 사람에게까지 미칠 수 있고 결국 그 분노는 화가 난 자신마저 불태울 수 있다.
의학 심리학자들도 비슷한 실험을 진행한 적이 있다. 배고픈 개 한마리를 철창에 가둔 후 철창 밖에 다른 개 한 마리가 그 앞에서 고기를 먹는다. 결국 철창 안의 개는 기아 상태로 인한 병리 반응이 나타나기도 전에 이미 조급함을 느끼며, 질투와 분노의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 노이로제 같은 병적인 반응을 보인다.
사실 분노는 정상적인 감정 반응이다. 분노하는 중에 혈액은 팔다리의 끝부분에 대량으로 집중되는데 이는 사람의 근육을 팽팽하게 하고, 이성적인 사고 대신 감정적인 사고를 사용하여 빠르게 공격 태세를 갖추게 한다. 다시 말해, '분노' 라는 감정은 인류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이고, 역경 속에서 눈 깜짝할 사이 보통 때와는 다른 전투력을 확보하는 데 쓸모가 있었다. 인류의 진화사를 보면, 마음에서부터 생활까지의 연동 반응은 수없이 우리 조상들의 생명을 구했다.
그러나 분노가 가진 폭발력에 상응하는 우리 몸의 파괴성도 가지고 있다. 순간 과부화로 작동하는 기계처럼, 분노가 가져온 폭발력은 인체 기능에 대한 과도한 손실을 야기하기도 한다. 분노는 심장병을 유발하는 요인일 뿐만 아니라 분노로 인해 다른 병에 더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즉, 분노하는 것은 일종의 자살행위나 다름없다.
한 심리학자는 말했다. “인류는 건강할 수 있는 길을 개척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먼저 관용을 배워야 한다."
분노는 신체 기관에 해를 입히기 쉬운데, 첫 번째가 바로 심장이다. 만약 자주 분노를 느낀다면, 심장이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은 마음이 평안한 사람보다 거의 3배나 높다. 감정이 격렬하게 일어날 때, 우리의 혈압은 빠르게 상승하고, 혈소판이 뭉쳐져, 동맥경화에 걸리기 쉽다.
분노는 식욕 저하를 초래하여 소화기 계통에 병을 유발하기도 한다. 또한 분노는 간에 영향을 끼쳐 간을 불편하게 하고 간과 쓸개의 불화를 유발하기도 한다. 고혈압 환자는 화를 잘 내는 특징이 있다. 많은 전문의가 반복해서 환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만약 분노를 자제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고혈압과 심장병이 따라올 것입니다.”
미국 워싱턴주에 있는 경찰 서류 중에는 기괴한 살인사건이 기록되어 있다. 어느 날 작은 식당의 주인인 68세 윌리엄과 그 식당의 요리사가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다투었다. 요리사는 무조건 찻잔으로 커피를 마셔야 했는데, 윌리엄은 찻잔으로 커피를 마시는 것은 터무니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둘은 싸우기 시작했다. 윌리엄은 다툴수록 더 화가 났고 분노에 휩싸여 권총 한 자루를 집어 든 채 요리사에게고함을 질렀다. 요리사는 재빨리 달아났고 윌리엄은 총을 휘두르며 쫓아갔다. 그 결과 도리어 윌리엄이 쓰러져 죽었다.
윌리엄은 오발로 죽은 것일까? 결코 아니었다. 부검 보고서에 따르면, 윌리엄은 심장병으로 죽었다. 극도의 분노와 더불어 격렬한 움직임까지 더해져 급성 심근경색을 일으킨 것이다.
자신의 몸과 정신 건강을 위해서라도 의식적으로 격한 감정을 통제해야 한다. 분한 감정이 곧 폭발할 것 같을 때는 의식적으로 자기 자신을 통제하고 스스로 이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또한 자신에게 “화내지 마, 분노는 몸을 상하게 할 수도 있어.”라고 말해 준다. 의학 전문가들은 실험을 통해 분노의 감정을 스스로 잘 억제할 경우 사망률과 심장병 재발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자신과 다른 사람을 모두 해치는 이런 나쁜 정서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방법은 많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법칙은 외부 자극에 대한 자신의 인내력과 객관적 평가 능력을 향상하고, 화가 치밀어 오를 때 반복적으로 자신에게 이건 화낼 가치가 없는 일이라고 알려 주는 것이다.
또 다른 중요한 방법은 스스로 자진해서 분노의 감정을 풀며 마음속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것이다. 불평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놓고 친한 친구로부터 충고와 위로를 얻는 것으로 분노를 완화할 수도 있다. 혹은 화가 날 때 주의를 딴 곳으로 돌리면서 분노를 식히고 가능한 한 빨리 그 환경에서 벗어나면 더 큰 분노를 피할 수 있다. 그러면 분노의 감정은 점점 사그라든다.
댓글